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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April in TISTORY
一場春夢수중 청소 로봇에 관심이 있다고 연락이 온 중국 업체는 건설업체였다. 그 업체는 여러 자회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자회사 쪽에서 수중 청소 로봇을 도입하고 싶다는 것이 골자였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는데, 난 몸만 가면 된다고 해서, 회사에는 출장비가 필요 없는 출장을 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국을 가보게 됐다.처음 가본 중국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매우 달랐다. 난 막연하게 같은 한자문화권에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인접성도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한국과 비슷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가서 경험한 중국은 하루 여러 번 접하는 음식부터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사고방식까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일단 사회를 지탱하는 체제가 공산주의 국가라는 것이 한국과 가장 큰 차이를 만드..
주인은 누구인가?네 번째 로봇부터는 주로 기업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진행하고, 나는 참여기관 형태로 개발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점점 수중 청소 로봇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성장해 가고 있었다. 헌데, 어느 날 이상한 메시지가 왔다. 수중 준설 로봇 개발에 투자했던 대기업 측에서 자신들의 기술을 가지고, 자신들과 상의도 없이 다른 기업과 비슷한 로봇을 개발 한다는 것이었다.문제를 제기한 대기업 내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나에게 전달된 내용만으로는 마치, 내가 살 던 집에 잠시 돈을 내고 세들어 살던 사람이, 계약이 끝나 그 집을 나간 다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자기 집이니, 그 집에 다른 사람을 세들이려면 자기와 이야기해야..
누구를 위한 것인가?네 번째 로봇부터는 드디어 국가과제로 개발할 기회가 생겼다. 기업체로부터의 연구개발 투자자금에 비하면 한참 적은 금액과 연구개발 기간이었지만, 뭐 그 정도라도 해당 분야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개발 미션은 싸게 보급할 수 있는 수중 청소 로봇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로봇 분야는 국비가 꽤 투자된 분야임에도 좀처럼 시장규모가 커지지도, 기술 수준도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로봇을 마치 자동차 산업처럼 성장시키려다 보니 발생한 시행착오 같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할 기회가 되면, 따로 적어 보겠다.아무튼, 국비가 투입되어 개발하게 된 수중 청소 로봇은 기업체의 현금 투자로 개발할 때보다 ..
하고 싶은 거 맘대로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차례대로 자금을 받아 만들었던, 수중 작업 로봇. 첫 번째 중소기업으로부터는 새로운 로봇 준설 사업을 만들어,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 했다고, 감사패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10년 이상 잘 동작하던 로봇은 해당 회사의 사장이 바뀐 뒤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아무튼, 그 중소기업 덕분에 시작하게 되었던, 수중 작업 로봇은 그 뒤로도 띄엄띄엄 자금 지원을 받아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세 번째 로봇은 운 좋게, 내가 다니는 회사 내부 자금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당시의 초대 기관장님이 수중 작업 로봇을 어여삐 보셔서, 연구자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조리 때려 넣은 로봇을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일단 로봇 크기와 무게부터 좀 줄이기로 했다..
귀신 잡는 로봇처음 만든 로봇 이름은 당시 회사이름 이니셜에 U1을 붙여서 지어 주었는데, 의미는 나의 “first underwater robot” 이었다. 만일 그 뒤에도 비슷한 로봇을 만들게 되면, U2, U3... 로 이름을 붙여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두 번째 수중로봇을 만들게 됐다. 이번에는 대기업의 자금을 지원받아, 좀 더 고사양의 로봇을 개발해야 했다.지나고 나서 이야기지만, 당시 대기업에서 요구한 개발목표는 군대에서 말하는, “귀신도 때려잡자”라는 식의 비현실적인 목표에 가까웠고, 과제 결과물이 나온 후의 활용이나 결과물의 관리, 담당 인력 배정 등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아무튼, 그 덕분에(?) 연구자 입장에서는 가장 고사양의 로봇 개발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로봇은 별..
무모한 시작내가 수중 작업 로봇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7년도에 어떤 준설업체 사장이 나에게 찾아오면서부터였다. 당시 그 중소기업은 특정 대기업 수처리 시설만 전담하여 관리하면서 먹고 살았는데, 새로 취임 한 사장은 비슷한 시설을 가지고 있는 다른 대기업도 고객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헌데, 다른 수요처의 수처리 시설 답사를 다녀보니,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일단 돈이 되는 수처리 시설은 대부분 사람이 들어가 수작업을 하기에 너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작업 조건도 까다로웠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준설장비 투입도 불가능하거나, 너무 큰 비용이 들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업체 사장이 프랑스에서 열린 준설장비 관련 전시회에서 수처리 시설에 투입되어 활용되는 로봇을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