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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April in TISTORY
국적 없는 회사ABB는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의 평판이나 시장 점유율에 비해서는 그다지 역사가 오래된 회사는 아니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스웨덴 회사 ASEA와 스위스 회사 BBC가 합병하여 만들어진 회사가 현재의 ABB. 서류상의 본사는 스위스에 있지만, 실질적인 본사는 미국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 스위스, 스웨덴 등의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ABB 로봇사업부는 2017년 오스트리아(유럽)의 B&R을 인수하여 로봇뿐만 아니라 로봇용 제어기와 소프트웨어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하였으나, 2019년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사업부 매출은 B&R 인수 전보다도 하락하였다.ABB의 로봇은 대부분 유럽에서 개발하고, 생산은 유럽과 중국에서 하고 있다. 특이하게..
컴퓨터 회사의 자회사로 시작현재,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의 일본 화낙(Fanuc)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72년, 컴퓨터와 통신장비를 만들던, 후지쓰(Fujitsu)의 자회사로 시작했다. 당시 제조업을 기반으로 눈부시게 성장하던 일본 내에서, 기계 가공에 필수적인 공작기계와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던) 제조용 로봇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해당 사업이 흑자로 전환되자마자 모회사로부터 분사하여 현재의 화낙(Fanuc)이 설립되었다고 한다.일본에서 Fanuc의 회사 이미지는 초 고연봉(예: 부장급 평균 연봉이 약 3억 원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음)에 초 엘리트 인력(예: 최고 명문대일 뿐만 아니라, 그중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학과의 인력)만 채용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시간 날 때마다, 국내외 산업용 로봇 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전세계 산업용 로봇 10대 중, 8대는 일본 로봇Asian robotics review紙의 2019년 8월 기사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점유율 랭킹은 1위 일본 화낙(Fanuc), 2위 일본 야스카와(Yaskawa), 3위 스위스 ABB, 4위 일본 카와사키(Kawasaki), 5위 일본 낫치(Nachi), 6위 중국(독일) KUKA, 7위 일본 덴소(Denso) 순이다.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시장의 10대 중 8대는 일본 업체의 로봇이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의 핵심은 성능에 대한 높은 신뢰성과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오래 사용해도 여전히 기술지원이 되는 안정적인 유지보수 서비스 때문이다.기계 구조해..
수중 작업 로봇이 여기저기 현장에 사용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구매나 기술도입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 그때 가장 많은 질문이 그래서 “그 기술이 얼마인가요?”였다.사실은 기술을 개발한 나 역시, 이 기술이 얼마짜리 기술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들 기술을 만든 사람이 기술의 가격을 산정하는 줄 알고 있던데, 현실에서는 별거 아닌 기술이 여기저기 많이 사용되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하고, 굉장히 어려운 기술임에도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는 기술은 0원이 되기도 하는데 말이다.아무튼 이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 해당 기술의 가격이 얼만지 물어봤을 때, “나도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자료도 읽어보고 혼자서 고민도 해보았는데..
一場春夢수중 청소 로봇에 관심이 있다고 연락이 온 중국 업체는 건설업체였다. 그 업체는 여러 자회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자회사 쪽에서 수중 청소 로봇을 도입하고 싶다는 것이 골자였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는데, 난 몸만 가면 된다고 해서, 회사에는 출장비가 필요 없는 출장을 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국을 가보게 됐다.처음 가본 중국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매우 달랐다. 난 막연하게 같은 한자문화권에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인접성도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한국과 비슷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가서 경험한 중국은 하루 여러 번 접하는 음식부터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사고방식까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일단 사회를 지탱하는 체제가 공산주의 국가라는 것이 한국과 가장 큰 차이를 만드..
주인은 누구인가?네 번째 로봇부터는 주로 기업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진행하고, 나는 참여기관 형태로 개발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점점 수중 청소 로봇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성장해 가고 있었다. 헌데, 어느 날 이상한 메시지가 왔다. 수중 준설 로봇 개발에 투자했던 대기업 측에서 자신들의 기술을 가지고, 자신들과 상의도 없이 다른 기업과 비슷한 로봇을 개발 한다는 것이었다.문제를 제기한 대기업 내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나에게 전달된 내용만으로는 마치, 내가 살 던 집에 잠시 돈을 내고 세들어 살던 사람이, 계약이 끝나 그 집을 나간 다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자기 집이니, 그 집에 다른 사람을 세들이려면 자기와 이야기해야..
누구를 위한 것인가?네 번째 로봇부터는 드디어 국가과제로 개발할 기회가 생겼다. 기업체로부터의 연구개발 투자자금에 비하면 한참 적은 금액과 연구개발 기간이었지만, 뭐 그 정도라도 해당 분야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개발 미션은 싸게 보급할 수 있는 수중 청소 로봇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로봇 분야는 국비가 꽤 투자된 분야임에도 좀처럼 시장규모가 커지지도, 기술 수준도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로봇을 마치 자동차 산업처럼 성장시키려다 보니 발생한 시행착오 같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할 기회가 되면, 따로 적어 보겠다.아무튼, 국비가 투입되어 개발하게 된 수중 청소 로봇은 기업체의 현금 투자로 개발할 때보다 ..
하고 싶은 거 맘대로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차례대로 자금을 받아 만들었던, 수중 작업 로봇. 첫 번째 중소기업으로부터는 새로운 로봇 준설 사업을 만들어,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 했다고, 감사패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10년 이상 잘 동작하던 로봇은 해당 회사의 사장이 바뀐 뒤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아무튼, 그 중소기업 덕분에 시작하게 되었던, 수중 작업 로봇은 그 뒤로도 띄엄띄엄 자금 지원을 받아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세 번째 로봇은 운 좋게, 내가 다니는 회사 내부 자금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당시의 초대 기관장님이 수중 작업 로봇을 어여삐 보셔서, 연구자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조리 때려 넣은 로봇을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일단 로봇 크기와 무게부터 좀 줄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