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산업의 혈관(강관) 세계 1위, Tenaris

1.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내구성

에너지용 강관은 쉽게 설명하면, 모든 산업시설에 필요한 에너지를 운반하기 위한 튼튼한 배관을 말한다. 일반적인 배관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관 안에서 이동하는 물질이 초고압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아주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하며, 초고온도 버틸 수 있도록 제작된다. 또한, 배관 내에 이동하는 물질이 강산성이나 강염기성 물질인 경우가 많아 부식이 되면 안 된다. 그리고 배관 자체가 바닷가나 바닷물 속에 설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더 부식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알래스카처럼 추운 지역이나 사막처럼 뜨거운 지역뿐만 아니라, 유전의 지하 수 km 까지 깊고 뜨거운 환경에서도 그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극한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배관이 에너지용 강관이다.

2. 극소수의 기업만 기술보유

이러한 에너지용 강관 제작이 가능한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철강생산 최강국인 인도와 중국 기업 중에 에너지용 강관 매출 상위 10위 내에 1개 기업도 없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즉, 에너지용 강관 시장이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다. 아무나 단기간에 쉽게 따라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현재 에너지용 강관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는 아르헨티나의 테나리스(Tenaris) 이다. 세금 문제로 서류 상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있지만, 실제 사장단과 생산공장 모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캄파나(Campana)에 있다. 2024년 매출액 기준으로 한국의 세아제강의 약 10배 규모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발생한다 (세아제강도 마찬가지).

※ 참고로 Tenaris 창업자는 이탈리아인이며, 현재 사장, 파올로 로카(Paolo Rocca)는 창업자(Agostino Rocca)의 3세(손자)이다.

항목	테나리스 (Tenaris)	세아제강
소재지	아르헨티나 (설립자 이탈리아인)	한국
매출액 (2024년)	17.4 조원	1.8조원
주요 시장	미국	미국
생산 순위	1위	약 4 ~ 5위
주요 제품	무계목 강관 (Seamless)	용접 강관 (Welded)
수요처	유전 시설 (육상, 해상)	에너지 배송
강점	원재료-최종제품 생산까지 자체 수직 계열화 완성	열처리 기술 및 고품질 용접
기타	미국 증시 상장 (티커: TS)	한국 증시 상장 (종목코드: 306200)
PER	약 9.5	약 3.6

 

3. 주력제품은 무계목 배관 (Seamless)

테나리스의 주력제품은 무계목(Seamless) 강관인데, 이 배관은 통 쇳덩어리를 길게 편다음 속을 뚫어서 만든, 용접선이 없는 통관이다.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고난도 열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이런 식으로 만드는 제품은 대표적인 것이 군용 탱크 포신 정도인데, 테나리스는 이런 제품을 산업용 배관으로 생산한다. 특히 심해 석유 시추용 강관과 초고압의 탄소 포집용 배관 및 수소 이송용 강관 생산업체는 Tenaris 제품 말고는 거의 없다.

반면, 한국의 세아제강은 평평한 철판을 둥글게 말아서 용접하여 만든 강관이 주력 제품이다. 용접선 때문에 무계목 강관에 비해서는 내부 압력과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열처리 기술 등을 통해 내구성을 향상 시켜서 일반 배관보다는 훨씬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무계목 강관에 비해 더 큰 구경의 배관을 만들 수 있어서, 대형 에너지 배송용 강관 제작에 유리하고, 해상풍력 구조관 (해수용) 에도 사용될 수 있다.

4. 소수의 경쟁업체

에너지용 강관 분야에서 테나리스 말고도, 프랑스의 발루렉(Vallourec), 러시아의 TMK, 일본의 JFE스틸 등의 업체가 매출 상위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의 세아제강은 매출액 기준 세계 4 ~ 5위 수준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철강생산 1~2위 국가인 인도와 중국의 업체 중에 에너지용 강관 분야에서 존재감이 있는 업체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상황이다.

https://youtu.be/z-tDFUJgOHA?si=ArdT5tK85wI9Uv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