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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롤모델이었던 기업, 일본제철 (Nippon Steel) 본문
세계 3위 규모의 일본 최대 제철회사. (한국의 POSCO 와 유사한 회사로, 매출규모는 POSCO 의 2배 이상)
+ 순위 따지기 좋아하는 독자를 위해, 전 세계 제철회사 순위를 2022년 매출액 기준으로 나열해 보면, 1위가 인도 (룩셈부르크) 의 아르셀로미탈 (Arcelor Mittal), 2위와 4위가 중국 공산당의 Baowu Group 과 HBIS Group 이고, 3위가 일본의 '일본제철', 5위가 한국의 POSCO 이다. 1~2위 간의 매출액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한다.
'일본제철' 공장 소개 동영상 (일본어) : https://youtu.be/iMwScWbVRQc
한국에서는 아직도 '신일본제철' 로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미 2019년 4월부터 현재의 '일본제철 (Nippon Steel)' 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실, 1950년대부터 극히 최근까지 오랜 기간, '신일본제철' 은 중국과 한국 철강 생산 업체들의 롤모델이자 경쟁상대였던 상징적 회사였기 때문에, 아직도 새로운 사명보다는 예전 이름이 더 친숙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 한국의 제철회사 철강생산 공정은, 구 신일본제철의 공장 시설과 생산공정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의 '일본제철' 은 중국과 한국 철강업계의 약진에 두려움을 느껴, 일본의 주요 제철업체가 합병한 회사라고 한다. 합병에 참여한 회사는 구 '신일본제철' 과 '스미토모 금속공업' 그리고 '일신제강' 이다. 합병된 '일본제철' 은 민간기업인척 하지만, 사실상 공기업에 가깝다. 이런 점은 한국의 POSCO 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일본제철' 은 여러 번의 기업 인수와 합병으로 만들어진 회사라서, 기업의 뿌리를 어느 합병 회사로 볼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홈페이지에 따르면, 1908년 창업한 '일아제강(日亜製鋼)' 을 뿌리로 기록하고 있다.
+ 참고로 POSCO 창업은 1968년 4월로 되어있지만, 공장 착공을 1970년에 했고, 1973년 완공하여 첫 생산을 시작. 요즘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대일 청구권 자금을 사용하여 설립한 한국 최초의 제철회사가 POSCO (당시 포항제철소).
일본 내에는 총 6개 지역에 공장을 20여 개 가지고 있으며, 고용된 직원수는 자회사를 포함하여 약 10만 명이다. (참고로 POSCO 는 2만 명이 안됨) 해외 주요 생산시설은 중국, 인도, 태국, 미국, 브라질, 스웨덴 총 6개국에 있으며, 생산량 기준, 일본이 60%, 해외가 40% 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인도에서의 생산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인도 공장은 세계 1위인 Arcelor Mittal 과 6:4 비율로 투자한 합자회사이며 AM/NS India 로 부른다 ('일본제철' 지분이 40%).
최근 AM/NS India 에 추가로 석탄연료 기반의 고로 2개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탈탄소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제철' 은 지난 몇 년간 향후 탈탄소가 가능한 전기로만 증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은 일본에서만 그렇게 하고, 해외 공장은 제외하는 꼼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AM/NS India 소개 동영상 (영어) : https://youtu.be/htSdCZ2KddM
'일본제철' 은 자회사로 '닛테츠 케미컬 & 머티리얼' (한국의 'POSCO 케미컬' 과 유사), '닛테츠 솔루션즈' (한국의 'POSCO ICT'와 유사), 닛테츠 엔지니어링 (한국의 'POSCO 에너지' + 'POSCO 건설' 과 유사) 이 있다. 자회사들 이름의 시작, "닛테츠" 는 '일본제철'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딴 '일철(日鉄)' 의 일본어 발음이다. 즉, 자회사 이름은 모회사의 약칭을 이름 앞에 붙였다.
현재 사장은 Eiji Hashimoto (橋本英二). 1979년 '신일본제철' 에 입사하여, 근속 40년째 되던, 2019년 4월 '일본제철' 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사장이 되어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대학에서는 상경계를 전공하였고,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후, 근속 기간 대부분을 영업과 경영 업무를 하였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과장/차장 근무시절, 좌천 경험이 있었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은 사장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사장 취임 후, 적자였던 회사를 3년 만에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나, 전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과잉이던 시기를 지나, 코로나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시기로 넘어가던 무렵에 달성한 실적이라,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의견도 많다.
2021년 10월, '일본제철' 이 Toyota 자동차에 강판을 공급하는 중국업체에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강판을 사용하는 Toyota 자동차의 제조와 판매중지 처분을 요청한 사건이 발생한다. 두 회사 모두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대기업이고, Toyota 는 '일본제철' 의 가장 큰 고객임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공급자가 고객을 소송하는 일은 일본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소송대상은 자동차용 전기모터 제조용 강판기술)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과 Toyota 간의 분쟁은, 간단히 말해 Toyota 의 갑질에 대한 반란이다. 즉, 자동차 회사의 가격 협상 갑질에 원자재와 부품 공급업체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가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Toyota 의 갑질은 일본 국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처럼 널리 퍼져 있고,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하청업체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 '일본제철' 과 Toyota 의 소송은 해결 기미 없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 2월, 일본 경제신문에 따르면 Toyota 가 소송에 걸린 중국업체 대신, 한국의 POSCO 로 공급처를 바꾸려고 한다는 기사까지 나온 상태이다. 필자 생각에는 POSCO 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일본제철' 과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어리석은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다.
합자회사 AM/NS India 를 통해 세계 1위 철강 생산업체, Arcelor Mittal 과는 불필요한 가격경쟁을 피하고, 또다른 경쟁사인 한국의 POSCO 와도 대체로 원만한 관계라고 한다. 참고로 업계 관계자 말에 따르면, 한국 철강업체 중, 일본제철의 반제품을 수입하여 완제품으로 가공 후, 팔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도 꽤 많다고 한다.
'일본제철' 의 주가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이고, 최근 석탄과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라 철강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약간 반등하고 있다. 배당률은 5 ~ 8%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1년에 2번, 3월과 9월 배당금을 지급 한다. 사전 공시내용을 지켜야 한다는 기본적 기업윤리도 없고,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배당금을 정하는 POSCO 보다는 배당률도 훨씬 높은 일본제철에 엔화 배당투자를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출처: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903206632230520&mediaCodeNo=257)
+ 불편한 진실로 업계에 널리 알려진바와 같이, 중국과 한국의 제철업체는 모두, '신일본제철' 의 기술을 모방하여 성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POSCO 와 일본 '신일본제철' 은 양사의 경영진이 정규적으로 교류회를 하는 등,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2012년 4월, '신일본제철' 이 자사의 고급 강판 제조기술을 POSCO 가 도용했다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어렵게 유지되어 온 원만한 관계가 깨질 뻔했다. 하지만 2015년 9월, POSCO 가 '신일본제철' 에게 소송 취하 조건으로 약 30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최악의 관계로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국내 언론에서는 "POSCO 가 이길 수도 있던 소송이지만, 득 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되어 대승적 결정" 을 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만, 사실상 기술도용을 인정한 셈이다.
일본 코미디언이 '일본제철' 공장을 견학한 동영상 : https://youtu.be/enIYXH2vP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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