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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작업 로봇 (robots for underwater operation)과의 만남 #2 본문

로봇(Robot)

수중 작업 로봇 (robots for underwater operation)과의 만남 #2

roap 2020. 5. 18. 11:53

 

귀신 잡는 로봇

처음 만든 로봇 이름은 당시 회사이름 이니셜에 U1을 붙여서 지어 주었는데, 의미는 나의 “first underwater robot” 이었다. 만일 그 뒤에도 비슷한 로봇을 만들게 되면, U2, U3... 로 이름을 붙여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두 번째 수중로봇을 만들게 됐다. 이번에는 대기업의 자금을 지원받아, 좀 더 고사양의 로봇을 개발해야 했다.

지나고 나서 이야기지만, 당시 대기업에서 요구한 개발목표는 군대에서 말하는, “귀신도 때려잡자”라는 식의 비현실적인 목표에 가까웠고, 과제 결과물이 나온 후의 활용이나 결과물의 관리, 담당 인력 배정 등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아무튼, 그 덕분에(?) 연구자 입장에서는 가장 고사양의 로봇 개발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로봇은 별도의 운전자 없이, 더러운 물속에 풍덩 넣어만 두면 알아서 혼자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로봇이 정해진 장소 내에서 혼자서 지정된 위치를 돌아다니게 하려면, 먼저 자기 위치를 알아야 한다. 자동차로 말하면, GPS 같은 걸 말하는 건데, 두 번째 개발한 로봇에도 이와 비슷한 DGPS (Differential GPS) 기술을 적용했다. DGPS는 당시에는 흔하게 사용되는 기술은 아니었는데, 아무튼 대기업 측에서 정교하게 움직이게 해 달라고 하니, 당시로서는 가장 오차가 적었던 기술을 적용하게 되었다. 덕분에 로봇은 수중에서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했다.

 

​참고 동영상 => youtu.be/VtlWBL5mIpY

 

 

 

 

 

 

하지만, 역시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로봇이 수중에서 청소한 오염물질을 물 밖으로 보내기 위해서, 로봇은 호스(연결관)를 달고 물속을 돌아다녀야 했는데, 이 연결 호스가 로봇이 돌아다니는 경로에 따라, 가끔 꼬이거나 접히는 현상이 발생하여, 최악의 경우 접힌 부분에서 호스가 터져 버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애써서 청소한 오염물질이 오히려 사방팔방 확산하고 만다.

나중에 호스 꼬임방지 해결을 위해 사용된다는 스위블 조인트(swivel joint) 기술을 로봇과 호스가 연결된 부분에 적용해보기도 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호스가 꼬이는 것을 회피할 수 있도록 로봇의 이동경로를 만들어 실제 적용해보기도 했지만, 모두 큰 효과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두 번째 자동 준설 로봇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로봇은 혼자 청소를 잘하지만, 로봇과 연결된 호스는 별도로 사람 1명이 꼬이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어중간한 자동 청소 로봇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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