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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엔진 세계 2위, 영국 롤스로이스 (Rolls-Royce) 본문
한국인들에게는 자동차 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는 영국 롤스로이스.
1904년 5월, 찰스 롤스(Charles Rolls) 와 헨리 로이스(Henry Royce) 가 공동 창업했다. 롤스는 부유한 귀족집안 출신으로 당시 자동차 레이싱에 관심이 많았다고. 로이스는 자동차 엔진 기술자였다. 로이스가 자동차 엔진을 만들면, 롤스가 예쁘게 차체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작.
※ 이 당시, 프랑스에서는 르노, 푸조, 파나르, 드디옹 등 자동차 회사가 이미 있었음. 독일도 이제 막 벤츠가 등장하던 무렵. 미국에서도 올즈모빌, 캐딜락, 포드 등의 자동차 회사가 창업하던 시절임. 찰스 롤스는 창업하기 전, 프랑스제 자동차를 수입 판매했다고 함. 참고로 1904년은 한반도에서 러일전쟁이 발발했던 해이기도 하다.
1907년 출시된 첫번째 자동차, 실버 고스트(Silver Ghost)는 차체와 엔진을 은빛으로 도색한 멋진 외관(Silver)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자동차에 비해 진동이 없고 조용해서(Ghost)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고, 당시 최고의 프리미엄 자동차로 평가받으며, 시작부터 크게 성공한다. 당시 자동차 엔진들이 대부분 2 기통과 4 기통이 일반적이던 시절, 롤스로이스는 6 기통 엔진에 통짜 강철 프레임을 적용하여 짧아진 점화 간격과 고강성 프레임으로 제작 공차가 없어서 고출력이면서도 조용한 엔진을 만들어 냈다. 당시 롤스로이스는 차체 전체를 만든 것은 아니고, 엔진과 자동차 빼대만 생산한 후, 당시 코치빌더라고 불리던 차체 제작사가 고객 주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차체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가장 강력한 연합 국가 중 하나였던, 대영제국의 모든 상류층은 롤스로이스의 고객이었다.
1. 하늘을 날게 만든 전쟁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유럽의 서부전선에서 독일과 대치하던 영국군은 자국의 자동차 엔진 회사, 롤스로이스사에 항공기 엔진 제작을 요청하게 된다. 이는 롤스로이스가 항공기 엔진분야에 뛰어들게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렇게 탄생한 롤스로이스 첫 번째 항공기 엔진이 이글(Eagle)이다.
1915년 출시된 롤스로이스의 첫번째 이글 엔진은 V12 수냉식 370마력으로 항공기에 탑재하기에는 아직 무게가 무거워, 장거리 폭격기에 주로 탑재되었다. 1916년에 출시된 경량화된 280마력 엔진, 팔콘(Falcon)과 더욱 경량화한 호크(Hawk)는 당시 영국군이 사용하던 대부분의 전투기에 탑재되었다고 한다.
1920년대는 민간항공기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 1918년 11월,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전쟁 중 급성장한 방산기업들이 너도나도 민수용 시장으로 사업을 전환하던 무렵, 롤스로이스도 민간 항공기용 엔진을 연이어 출시한다. 대표적인 모델이 Kestrel, Buzzard, R 등이었다. 이 무렵부터 엔진출력도 1000마력대를 넘어가기 시작한다.
1939년 9월, 또다시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전세계 항공기 엔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당시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국 진영에서 싸우던 영국은 독일진영 (독일, 이탈리아, 일본) 과의 싸움을 위해 전투기 생산에 모든 돈을 쏟아부었고, 이때 탄생한 롤스로이스의 최고 명품 엔진이 멀린(Merlin) 이다. 약 1500마력의 V12형 2700cc, 멀린 엔진은 당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하는 영국의 모든 폭격기에 탑재되었으며, 기록에 따르면 이 모델 하나에만 약 15만 대 이상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롤스로이스의 항공기 엔진 사업은 멀린 엔진으로 인해 급성장한다.
1940년대 중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 나치가 실용화에 성공한 제트엔진은 다시한번 항공기 엔진에 기술혁신을 가져온다. 당시 프로펠러 방식의 항공기 엔진은 장거리 비행을 위해 고도를 높이면, 산소부족으로 출력과 연비가 급격히 하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강력한 공기흡입 터빈을 사용하여 해결한 제트엔진은 당시 모든 항공기 엔진 제조사에게 신기술 상품이 되었다.
2. 파산과 회생
1943년, 롤스로이스는 더웬트(Derwent) 제트엔진을 시작으로 터보제트, 터보프롭, 터보펜 엔진을 연이어 발표한다. 하지만 이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한 여객기의 엔진은 미국 보잉사의 성장과 함께한 항공기 엔진 제조사 P&W가 거의 독점하게 된다.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던 롤스로이스는 1960년대에 꿈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올림퍼스 엔진을 공동개발하면서 반전하는가 했지만, 1971년 2월, 롤스로이스는 결국 파산신청을 하게 된다.
1971년, 롤스로이스 항공엔진 일부는 영국 공군이 사용하는 자국산 전투기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영국 정부는 자국의 핵심 방산기업 파산으로 인한 군사력 전반에 주는 악영향을 우려해, 롤스로이스의 항공기 엔진 사업부를 분사 시킨 후 국유화하고, 자동차 사업부는 회생시키지만, 1998년 3월, 경쟁사인 독일 BMW 에 결국 팔리게 된다.
3. 세계 2위의 항공기 엔진 회사
1987년, 당시 마거릿 대처 정부의 국유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롤스로이스도 런던 증시에 상장하며, 민간기업으로 전환되었다. 202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롤스로이스의 사업분야는 크게 4개, 민간항공, 방산, 발전기, 차세대 사업으로 구분된다.
민간항공 (Civil Aerospace)
미국 GE Aviation 의 뒤를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민간 항공기용 대형 엔진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전체 사업 중 비중은 약 50% 정도로 이 분야 매출은 2024년 기준 약 15조 8천억 원. 대표 상품은 대형 여객기용 Trent 시리즈, 소형 여객기용 Pearl 시리즈가 있다.
방산 (Defence)
군용 전투기 엔진과 핵잠수함용 원자력 추진기 그리고 선박용 가스터빈을 생산한다. 전체 사업 중 비중은 약 25% 이며, 2024년 기준 매출액은 10조 원이 조금 넘는다. 대표 상품은 유로파이터 타이푼용 제트엔진인 유로젯 EJ200 과 Adour, Pegasus 등이며, 핵잠수함용 원자로는 PWR3, 선박용 가스터빈 엔진은 MT30 등이 있다.
발전기 (Power Systems)
민수용 발전기를 생산한다. 가스터빈 발전기 외에도 발전용 디젤엔진인 MTU 시리즈가 대표상품이다. 전체 사업 중 비중은 약 24% 이며, 2024년 기준 매출액은 약 7조 3천억 원이다.
기타 사업
그 밖에도 미래 신사업을 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도 약 1% 미만 비중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4년 기준 매출액은 약 9천억 원.
202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롤스로이스가 향후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데이터센터용 발전기 사업을 선택한 모양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롤스로이스가 단기간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체감한 분야이기도 하고, 다른 경제 전망 데이터에서도 동일한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2024년 기준 롤스로이스의 데이터센터 전력백업 시장 점유율은 약 20% 정도라고 하며, 스웨덴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Eco Datacenter 에 납품,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납품 등 총 85,000대 이상의 롤스로이스 발전기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향후에도 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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