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 April in TISTORY
수술로봇의 원조기업, 미국 Intuitive Surgical, Inc. 본문
수술로봇 시장의 개척자
회사 이름보다는 대표 제품인 수술로봇, 다빈치 (DAVINCI) 시스템으로 더 유명한 미국 기업이다. 사실 전 세계 수술로봇 분야를 개척한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회사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대표 제품인 수술로봇, 다빈치 시스템은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 대학교, 스탠퍼드 대학의 산하 비영리 연구기관인 SRI (Stanford Research Institute. 스탠퍼드 연구소) 가 1980년대에 미국 국립 보건원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Phillip S. Green 박사가 최소 침습 수술을 위해 개발한 로봇 기술이었다고 한다.
※ 최소 침습 수술 (minimally invasive surgeries) : 수술에 필요한 절개 크기를 최소화하여, 상처가 회복되는 시간과 통증 및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술 방법을 말함.
1995년, Intuitive Surgical, Inc. 를 처음 창업한 Frederic Moll (1952년생, 부모 2분 모두 의사였으며, 어린시절 같은 시애틀 출신인 빌 게이츠와 초등학교 시절 친구였다고 함. 학부는 UC.Berkeley 대학, 석사는 Stanford 대학 졸업) 은 SRI 로부터 수술로봇의 원천기술을 기술이전 받아 1997년에는 기술검증이 가능한 시작품을 개발하였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0년에 로봇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일부 신체 부위의 복강경 수술용 의료기기로 처음 FDA 승인을 받아 냈다. 벌써 20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당시에 수술로봇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승인 요청을 한 Intuitive Surgical, Inc. 의 노력도, 대표적인 규제 기관인 FDA 의 개방성도 대단한 것 같다. 여담이지만, 그 무렵에 일본에서도 전 세계로 팔고 있던 로봇이 있었는데, 바로 Sony 의 강아지 로봇 Aibo 이다.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는 사람 목숨을 구하는 수술로봇이, 일본에서는 쓸모없지만 재밌는 반려로봇이 개발되었고, 한국에서는 IT 버블 시대로, 별 기술도 없는 기업에 온 국민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자하던 시절이다.
※ Intuitive Surgical, Inc. 의 1995년 최초 창업자, Frederic Moll 은 2002년 Intuitive Surgical, Inc. 를 떠나, 여러 다른 수술로봇 기업을 창업했고, 이들 기업이 미국의 대표적인 거대 제약 및 생필품 기업, 존슨앤존슨 (Johnson & Johnson) 에 인수합병 되면서, 현재 의료기기 사업부의 최고 개발 책임자로 있다.
Intuitive Surgical, Inc. 의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 단지인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있으며, 스탠포드 대학에서 불과 5km 거리에 있다. 2020년 Intuitive Surgical, Inc.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주력 판매 제품인 다빈치 수술로봇은 대당 6억 ~ 20억 원 정도에 팔리고 있으며, 로봇 수술이 이루어질 때마다 소모품으로 70만 원 ~ 450만 원 정도의 매출이 Intuitive Surgical, Inc. 에 발생한다고 한다. 2020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0% 가 소모품 판매에서 발생하였다. 다빈치 로봇은 판매뿐만 아니라, 렌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연간 임대료는 대당 1억 ~ 2억 원 정도 (의사 연봉이 동일 수준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큰 부담없이 도입할만한 가격 수준) 이며, 이 가격은 소모품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21년 기준 Intuitive Surgical, Inc. 의 전체 직원수는 약 5,500명 정도이다.
한국과의 인연
Intuitive Surgical, Inc. 의 각종 홍보자료를 보면, 한국은 아주 특별히 취급 받는 나라인 것 같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한국인 대상의 홍보자료가 아닌, 전 세계에 배포되는 거의 모든 홍보자료에 다빈치 수술로봇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한국이 인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1년 J.P.Morgan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Intuitive Surgical, Inc. 의 기술 발표자료나, 홈페이지의 회사 연혁 자료에 빠짐없이, 2005년 한국의 대형 병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에 다빈치 로봇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도 급속도로 수술로봇의 보급이 확산되었다고 한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당시 한국 병원들은 다빈치 로봇을 좀 더 여러 수술에 적용하고 싶어 했고, 이를 위해 Intuitive Surgical, Inc. 에 많은 임상정보를 제공하며, 수술로봇 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공생관계의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현재는 다른 더 큰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는 한국이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는 파트너로서 중요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Intuitive Surgical, Inc. 이 직접 투자하여 설립한 수술로봇 교육센터가 2017년 11월에 서울 상암동에 설립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직영 교육센터는 미국, 일본, 한국 단 3개국만 있다는 것 같다.
수술로봇 = 다빈치 로봇
기본적으로 수술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시, 환자의 몸 안으로 접근하기 위해 몸을 감싸고 있는 피부와 근육 등의 절개 (cutting open) 해야할 부분의 면적이 극도로 작아진다는 것이다. 로봇을 사용하지 않으면, 의사의 손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나 혹은 적어도 수술용 의료도구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 이상의 절개가 필요하지만, 수술로봇을 사용하면 1~2cm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 웬만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후에 절개로 인한 상처의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
다빈치 수술로봇은 크게 2~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실제 물리적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로봇팔, 나머지 하나는 의사가 이 로봇 팔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제어장치 (수술 콘솔이라고 부르는 것 같음) 이다. 추가된 다른 하나는 로봇팔을 갈아끼우거나 위치를 변경하거나 하는 보조 간호사가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인데, 이 화면은 의사가 수술하고 있는 영상을 라이브 중계로 보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로봇 팔은 3~4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술 부위나 방법 등에 따라 집게, 가위, 카메라, 열선 등 여러 가지 극소형 수술도구가 장착된 로봇 팔이 사용되고, 이 로봇팔들은 환자마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방식이다. 물론, 로봇팔 전체를 버리는 것은 아니고, 환자 몸에 접촉했던 교체형 끝단 부분만 버리고, 환자 몸에 접촉하지 않는 로봇 팔을 제어하기 위한 구동장치나 제어장치, 지지대 등은 반복 사용한다.
원격 제어장치는 로봇 팔 끝에 장착된 2D/3D 카메라 확대 영상을 보며, 마치 의사가 작은 사람이 된 것처럼 환자의 몸속에 들어가 수술 부위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으며, 로봇 팔 혹은 로봇 팔 끝단에 장착된 수술도구를 손떨림 없이 극도로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햅틱 피드백 (haptic feedback :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조작장치가 있어서, 의사에게도 한계가 있을 수 있는 수술 동작을 로봇을 이용하여 가능하도록 해준다. 예를 들면, 의사도 사람의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가락이나 팔꿈치 등이 뒤로 꺾이지는 못하지만, 이런 제한이 없는 로봇 팔을 사용하면, 정교한 수술 동작을 할 수 있다.
※ Intuitive Surgical, Inc. 의 da Vinci 로봇 소개 동영상 : https://youtu.be/cluK88pexAM
다만, 수술로봇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 실제 의사 손으로 직접 수술할 때 느껴지는 미세한 촉감 등은 완전히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의 수술로봇 사용 숙련도에 따라 의료사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경쟁자들의 등장과 성장 둔화
최근에는 Intuitive Surgical, Inc. 의 경쟁 업체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어서, 과거와 같은 독점적 위치는 아니다. 수술 부위와 수술 방법에 따라 좀 더 저렴한 수술로봇으로도 동등한 수준의 수술이 가능한 경쟁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데다, Intuitive Surgical, Inc. 가 환자와 의사를 완전히 분리하여, 원격으로 로봇을 제어하여 수술하는 방식인데 반해, 환자 바로 옆에서 반자동 로봇 팔을 의사가 직접 잡고 손끝의 감각을 느끼며, 수술할 수 있는 복강경 로봇 기술도 개발되고 있어서, 가까운 시기에 하이브리드 방식의 수술로봇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도 환자 몸의 단층촬영 장비인 MRI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수술이 가능한 로봇도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의 로봇 수술보다도 훨씬 미세 수술이 가능한 기술도 상용화될 것이다.
Intuitive Surgical, Inc. 은 미국 증시,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으며, 티커는 ISRG. 아래 주가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이 많이 둔화되었다. 사실 신흥국을 제외하면, 수술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규모의 병원에는 어느 정도 보급이 된 상태로 파악된다. 아래 로봇 생산현장 동영상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듯이, 어떻게 봐도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Intuitive Surgical, Inc.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0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성장률도 매년 12% 정도를 유지해오다, 2020년부터 7% 로 급감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향후 매출 성장률은 한 자릿수대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ISRG 를 담고 있는 대표 미국 ETF 는 BOTZ (Robotics & AI ETF), IHI (U.S. Medical Devices ETF) 등이 있다.
※ da Vinci 로봇 생산 현장 동영상 : https://youtu.be/_WsgJznD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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