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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Thinking)

전문가라는 측정기

roap 2020. 5. 28. 14:20

어느덧 수중 작업 로봇 분야를 연구한 기간만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물론 이 분야만 해 온 건 아니지만, 수중 작업 로봇 분야만 이야기하자면, 사실 그동안 큰 혁신보다는 초기 아이디어 고유의 성능과 기능의 안정성 확보 위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혁신을 바라지 않았고, 만일 혁신을 연구하고 싶다면, 너 돈으로 하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남들 눈으로 보기에는 혁신으로 안 보였던 탓이 크겠지만.

연구자는 다른 연구자의 아이디어와 연구 주제를 평가하는 때도 있지만, 역시나 대부분은 돈을 대는 투자자나 정부 부처의 공무원 혹은 소위 해당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위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중 작업 로봇 분야를 연구하면서, 투자자와 전문가라는 사람들로부터 정말 여러 번의 평가를 받아 보았고, 직접적으로 상대했던 정부 부처도, 산업부, 해양부, 과기부, 환경부, 중기부(당시 중기청) 등 많다면 많다고 할 수 있는데, 평가를 받던 당시도 그렇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그렇고, 과연 적절한 평가자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 든다.

일반적으로 어떤 장치의 성능을 측정할 때는, 측정기의 측정오차와 신뢰성 등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유효한 측정오차 범위와 신뢰도 범위를 먼저 정하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측정 횟수만큼의 실험을 반복하여, 측정 결과가 유의미한지를 검증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모든 연구자가 늘 반복적으로 하는 기본적인 방법인데, 전문가라는 측정기가 연구자라는 측정 대상을 평가할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뭐... 사람은 기계가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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