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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독일 회사였던 중국기업, KUKA 로봇 본문

로봇(Robot)

한 때 독일 회사였던 중국기업, KUKA 로봇

roap 2020. 6. 22. 18:30

 

인수·합병(M&A)이 부른 참사

2016년 중국의 백색 가전기기 제조업체 메이디(Midea) 그룹이, 독일 KUKA 로봇 지분의 95%를 사들이면서, 메이디 그룹의 자회사가 되었다. 기계공학 기술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로봇 기업이 중국의 냉장고 생산 업체에 팔린 것은 로봇 분야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중국 메이디 그룹은 일본 Toshiba 의 백색가전 사업부를 통째로 사들여서 성장한 기업.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음)

KUKA가 2014년에 무리하게 인수·합병한 스위스의 스위스로그(Swisslog: 물류/의료 자동화 업체)社가 기대만큼의 사업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더니, 2년도 못 버티고, 창업한 지 120년도 넘은 독일의 가장 큰 로봇 회사를 한순간에 중국에 팔게 됐다.

아직 본사는 독일 남부의 아우구스브르크(Augsburg)에 있다고 하지만, 경영진의 인사권을 중국 모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KUKA는 중국 회사로 보는 것이 옳다. (중국 모기업도 독일 KUKA를 인수한 뒤로 매출이 하향세로 전환됨)

출처: KUKA annual report, 2019

 

최초의 상품화된 협동로봇, KUKA LBR-3

아직 기대만큼의 시장형성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몇 년 전부터 로봇 업계의 가장 큰 기술적 이슈는 협동로봇(cobot) 이었다. 협동로봇의 핵심기술은 로봇 관절에 내장된 힘 센서가 포함된 액추에이터인데, KUKA는 이 기술을 DLR(독일 항공우주센터)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2004년에 협동로봇 LBR을 출시했다고 한다. 사실 KUKA 보다도 먼저 협동로봇을 만든 미국 업체, 코보틱스(Cobotics)가 있었지만, 개념적 협동로봇을 만들었을 뿐, 상품화하여 판매에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코보틱스는 사라졌다.

출처: 2012년 5월, 제 41회 에어로스페이스 메커니즘 심포지엄, DLR/Robotics and Mechatronics Center, A.Wedler.

관련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RP0Q4VoG60s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물류 자동화 로봇

KUKA는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뿐만 아니라, 요즘 국내에서도 유망한 로봇기술 적용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물류 자동화 분야에 대한 많은 원천기술을 스위스로그(Swisslog) 인수를 통해 확보하였다. 물류창고 전체 관리, 즉 입출고부터 보관 및 분류와 관련된 모든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다른 로봇 경쟁업체와 달리 물류에서 가장 어려운 로봇 팔을 이용한 물품 분류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빈 피킹 (bin picking) 기술이라고 부르는데, 바구니 안에 아무렇게나 놓인 물건을 로봇이 떨어뜨리지 않고 잘 집어 올리는 기술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로봇이 스스로 하는 인형뽑기 기술). 이 기술은 먼저, 들어 올릴 대상을 결정한 후, 그 물건의 형태를 유추해서 물건의 어디를 잡아야 안전하게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스스로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물건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어서, 물건에 손상이 가지 않게 들어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요즘 이 분야가 핫하다. 아직 물류 자동화 관련 로봇이 많이 팔리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KUKA는 이미 미래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향후 부활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KUKA/Swisslog ItemPiQ robot

물류센터 물품 이송 및 보관 자동화 => https://www.youtube.com/watch?v=TLVolCyIkLQ

물류센터 물품 분류용 로봇 팔 ItemPiG => https://www.youtube.com/watch?v=qMsgnTq6C_s

 

암울한 재정 상황

한 때, 가장 앞서가는 상용화 로봇 기술을 가지고 있던 KUKA가 현재 재정적으로 상당히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연간 실적도 급감 추세이며, 2020년 1분기는 적자가 발생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과연 전 지구적 전염병 확산 공포에 따른 경제 침체 위기에서 KUKA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궁금하다. 참고로 국내에서 KUKA 로봇을 사용하는 기업은 소문만 들었지, 실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KUKA 주가 그래프. 2017년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중 (출처: Inves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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