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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우주 쓰레기 수거 업체, 일본 Astroscale 본문

우주(Space)

세계 유일의 우주 쓰레기 수거 업체, 일본 Astroscale

roap 2021. 9. 30. 18:30

Astroscale 회사 로고 (출처: 홈페이지)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사업을 실제로 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있다. 바로 우주 쓰레기 수거 서비스 전문업체, 일본의 Astroscale (아스트로 스케일). 2013년 5월, 일본 도쿄에서 설립되었고,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 싱가폴에도 지사가 있다. 실제 일본 도쿄 본사의 R&D 센터는 2015년 2월에야 만들어 졌다고 한다. (※ 일본은 위성발사 사업도 민간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이 하고 있음. 민간기업이라고는 하지만, '미쓰비시 중공업'도 '아스트로스케일'도, 모두 '일본 항공우주 연구개발기구(JAXA)'의 예산지원과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봐야할 듯. Astroscale 이 설립되기 딱 1년전인, 2012년 5월, 한국의 '아리랑 3호 위성'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의 고체연료 발사체로 우주 궤도에 올려진 적이 있다. 당시 미쓰비시 중공업이 일본 이외의 해외 위성을 상업적으로 쏘아올린 것은 한국 아리랑 3호 위성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Astroscale 의 우주 쓰레기 수거 사업이 우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는 지구 위의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영역과 정지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 영역을 대상으로 더 이상 동작하지 않는 인공위성 등의 쓰레기 (OD: orbital debris)를 회수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사업영역으로 한다.

※ 대상이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제거하거나 우주 쓰레기를 제거한다는 것이지, 이 기술을 정상 동작 인공위성 제거에 사용한다면 막강한 군사용 기술이 된다. 즉, 적국의 군사용 위성이나 중요 정보 인프라용 위성을 동일 기술로 우주에서 제거해 버릴 수도 있다. 모든 첨단 기술 (예: 인공지능) 이 가진 양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LEO, GEO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의 90% 이상은 지난 50년 동안 미국, 러시아, 중국이 쏘아올린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로켓 잔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주 쓰레기를 버린 당사자들은 정치적인 이슈로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기 때문에 (※ 현재 탄소배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100년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나라는 여전히 미국, 러시아, 중국), 이를 가장 먼저 기술 사업화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우주 사업전략이라고 한다. 미국은 달을 개척했고, 이제 화성도 개척하겠다는데, 일본은 우주 청소를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일본이 검증된 기술을 확보하면, 기술과 인허가 진입장벽이 높을 것이고, 그 뒤로는 우주 궤도에 무엇이든 보내려는 자들에게 쓰레기 회수비를 부담 지우는 규제를 만들어서 돈을 벌겠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Astroscale 은 자체 제작한 ELSA-d 라는 우주 쓰레기 수거용 실험용 플랫폼을 2021년 3월, 러시아의 위성발사 기업, GK Launch Services의 발사체로 우주로 쏘아 올렸으며 (같은 날, 같은 러시아 로켓으로 한국도 정부와 민간 공동개발 중형위성 1호(무게 약 500kg)를 우주로 보냈음. 당일 일본 Astroscale 위성 발사 생중계 동영상에 비친 러시아 로켓에는 한국 태극기가 붙어 있었음), 수개월간의 안정화 기간을 지나 현재는 플랫폼에 장착된 자력장치를 이용하여 쓰레기 수거 실험을 진행중이다.

ELSA-d 개념도 (왼쪽)과 조립작업 모습 (오른쪽)

ELSA-d 라는 이름의 끝에 붙어 있는 d 는 데모용이라는 의미, 175kg 무게의 메인 플랫폼과 17kg 무게의 클라이언트 위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플랫폼에는 자체 추진체와 우주 쓰레기에 미세 근접 가능한, 길이가 늘어나는 메커니즘 (위 그림 왼쪽의 2개의 비행체의 중간에 돌출된 부분)이 있다. 클라이언트 위성은 우주 쓰레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작된 것 같다.

다만 좀 이상한 것은 우주 쓰레기를 수집하는 메인 플랫폼이 아니고, 데모용 클라이언트 위성에 강한 자력발생 장치를 장착하여, 메인 플랫폼에서 길이가 늘어나는 근접장치와 들러붙는 방식의 수거 테스트를 하는 것 같다. 자력발생 장치는 메인 플랫폼에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이번 시연에서는 데모용 클라이언트 위성을 찾아내고, 상태를 확인하고, 회전하고 있거나 회전하지 않는 상태의 우주 쓰레기를 회수할 수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테스트 한다고 한다.

※ Astroscale 의 ELSA-d 소개 동영상 : https://youtu.be/lBz4lbukDpE

 

 


※ Astroscale 의 ELSA-d 데모 시나리오 동영상 : https://youtu.be/HCWxdK7l0hI


일본 본사는 전체적인 하드웨어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작하며, 해외 지사들과의 의견조율과 투자유치와 예산지원을 하고, 영국 수도 런던에서 서쪽방향의 Harwell 연구단지에 있는 지사는 영국 정부기관 시설(In-orbit service control center)을 이용하여, ELSA-d 의 지상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원격제어와 상태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다.

Astroscale 영국지사가 있는, Harwell 연구단지 모습

 

2023년에는 또 다른 우주 쓰레기 회수 장치를 우주로.

2021년 9월, 일본 뉴스에 따르면, Astroscale 의 또다른 우주 쓰레기 회수용 플랫폼, ADRAS-J 를 2023년 우주로 보내기 위해, 이번에는 미국 위성발사 업체와 계약했다고 한다. ADRAS-J 실험 계획 동영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ADRAS-J 실험계획 동영상 : https://youtu.be/5u_X33krhHY


※ Astroscale 사장, Nobu Okada 의 회사 소개 동영상 : https://youtu.be/mimRsGeXuwk


※ 쉽게 설명한 Astroscale 사의 사업 설명과 왜 이런 사업을 하게 됐는지 등의 설명 (일본어)
https://youtu.be/voh-2S6EZdI

 

자금조달 보다 더 어려운 고급인력 확보

Astroscale 의 설립자이자 사장, Nobu Okada (1973년생) 는 동경대 출신으로 미국 McKinsey & Company (1926년 설립된 미국의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적이 있고, 일본의 IT 버블시절 여러개의 IT 기업을 창업하여 큰 돈을 벌었으며, 이 돈으로 Astroscale 창업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 영역이 우주이다보니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려워서, 일단 초기 설립자금으로 일본 내의 인공위성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4개 대학 연구실에 자금을 주고, 최초의 시제품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이 시제품 개발 경험을 활용하여 일본 정부의 기업지원 국가 과제비를 받아 연구개발비는 충당하고, 인건비와 회사 운영경비는 다른 민간기업이나 투자자로부터 투자 받았는데, 이들 투자자 대부분은 우주 관련 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자기 회사에서는 당장 뭔가 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들 민간 투자 기업 중에는 일본의 민간 항공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ANA (한국의 아시아나 항공 같은 회사), 고정밀 절삭공구 제조업체 OSG 등이 있었다고 한다.


사장 Okada의 2019년 일본 방송에서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황당무계한 사업의 자금조달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관련 전문가 채용이었다고 한다. 일단 회사 설립자가 우주 분야 비전문가이다보니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 2015년 4월, 처음 영입한 인공위성 전문가가 일본 본사 총책임자, Miki Ito 이다. Astroscale 에 합류하기 전까지 일본의 소형 인공위성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 Astroscale 전체 직원수는 약 100명.

※ Astroscale 총책임자, Miki Ito 의 일본 TED 발표영상 : https://youtu.be/gZfjyzbKscY


※ 필자가 궁금한 것은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랫폼을 우주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어차피 로켓 잔여물이 더 많은 쓰레기로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점. 더불어 수거용 플랫폼이 적어도 1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를 회수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 여담이지만, Astroscale 일본 도쿄 본사 입구에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은하철도 999'의 만화가, Reiji Matsumoto 친필 싸인이 있는 '은하철도 999' 일러스트 그림이 있다고 한다.

※ 일본 말고 미국과 유럽도 비슷한 기술개발을 이미 하지 않을까 하여 좀 더 찾아보니, 하고 있기는 한데 민간 주도는 아닌 것 같다. 2014년도에 유럽에서 CLEANSPACE (깨끗한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한바가 있고, 이 프로젝트에서는 우주 쓰레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추적하는 기술과 고출력 레이저 빔을 이용하여 이를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연구한 바가 있으나 현재 상태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군사용으로 미사일 요격용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개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기술을 이용하여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일단 구현방식이 훨씬 저렴하고 지속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레이저가 통과하는 대기의 상태나 밀도에 따라 우주 쓰레기에 주는 에너지 량의 변화가 있고, 소형 우주 쓰레기의 경우는 직접 태우지만, 대형의 경우는 궤도 선회 균형을 무너뜨려,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시켜 태우는 방식인데, 얼마나 제거 성공률이 높은가는 아직 검증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 한때 미국(NASA)과 일본(JAXA)이 협력하여, ISS(국제 우주 정거장)에 레이저 빔 발사장치를 달아서 우주 쓰레기 제거를 시도해보자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이 있나보다. 프로젝트 명은 Laser Broom (직역: 레이저 빗자루). 당시 목적은 ISS에 충돌 위험이 있는 우주 궤도 쓰레기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었다. 다만, 쓰레기를 제거하겠다고 쏜 레이저 빔에 의해 오히려 여러 개의 더 작은 파편으로 확산되는 2차 사고 위험 증가에 대한 해결책이 없어, 더 이상 진행은 되지 않은 것 같다. 관련 정보는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094576515000867 에 상세히 나와있다.

 

Demonstration designs for the remediation of space debris from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We present here designs for a staged implementation of an orbiting debris remediation system comprised of a super-wide field-of-view telescope (EUSO) …

www.sciencedir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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