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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

다국적 도포와 유건

roap 2021. 7. 16. 18:30

가까운 지인, 친인척 중에도 국적이 다른 나라 사람과의 결혼이 흔해졌다. 단순히 이민이나 귀화를 통한 정착보다는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배우자의 문화를 배려한다는 전제가 어느 정도는 깔려 있으니. 다만, 기존 관습과 전통을 소중히 하던 앞선 세대로서는 전통을 지킬 수 있는 근간이 무너지는 큰 원인 중 하나라, 이런 다양성의 확산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고집스럽게 기존의 전통을 고수할지 갈등과 혼란이 생긴다. 예전에는 단순히 세대 간 갈등만 해결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집안 모임에서도 인종과 국적이 개입되어 그 혼란의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

1년에 2번 하던 종친 모임과 가족공원 관리도 전세계적인 고전염성 호흡기 질환 확산으로 2년째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최근 단체 메시지를 통해 회장단 온라인 모임을 했다. 회장단 중에서도 며느리가 일본인도 있고, 미국인과 러시아인도 있다. 다들 개별적인 성묘는 하지만, 종친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너무 먼 친척들과 만나는 것이 이상한 모양이다. ‘시제(時祭)’ 같은 가족 행사가 그들에게는 미개한 토속신앙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단톡방에서는 회장단은 유지하되 전체모임과 시제를 없애고, 영구히 집안별 모임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나왔다. 가을 시제 때마다 입던 ‘두루마기(도포)’와 ‘유건’은 이제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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