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양극재 세계 1위 기업, 벨기에 Umicore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소재는 양극재(cathode) 이다. 배터리 제조사를 포함하여 부품, 소재 대부분의 수익률이 한 자릿수인 데 반해, 양극재는 두 자릿수 수익률이기 때문이다. (※ 아래 그림을 보면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58% 가 양극재가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국내에서 배터리용 양극재 관련 업체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국내 양극재 업체의 경쟁력은 대체로 미미하며 그 이유는 판매대상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국내 업체의 양극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관점에서 국내 양극재 업체의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 (※ 2019년 9월 Umicore 공지사항에 따르면, 한국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폴란드 공장은 양극재 소재 대부분을 Umicore 폴란드 공장에서 공급받고 있음)
현재 세계 시장에서 양극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압도적 1위 업체는 벨기에 Umicore 이다 (※ 2위 일본 스미토모와 매출규모에서 2배 이상 차이). Umicore 매출 대부분은 유럽과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과 미국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위 자랑하기 좋아하는 한국 언론에서도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매출/수익 세계 순위를 일체 언급 안하는 이유가 있다.
+ 2021년 기준으로 양극재 2위 업체가 일본 Sumitomo 에서 중국 Nichia 로 바뀌었다고 하며, Umicore 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 국내 양극재 업체는 중국 Nichia 의 약 절반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
사실 인터넷에서 Umicore에 대해 알아보고자 검색하거나, 공지된 연간보고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도대체 회사의 정체를 알기가 어렵다. 뭐하는 회사인지 명확히 설명이 되어있지 않고, 온통 좋은 단어는 다 가져다 모은 듯한 보고서와 동영상들 뿐인데, 실상은 그냥 땅파서 먹고 사는 회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파낸 흙에서 돈이 될만한 거를 빼내서 그걸 사겠다는데 파는 회사다. 한마디로 채굴 + 원자재 생산 업체. 금도 팔고, 니켈도 팔고, 코발트도 팔고, 귀한 금속이나 화학 소재는 모두 판다고 보면 된다.
현재의 Umicore 라는 회사명은 2001년 만들어졌는데, 그전까지는 UMHK (Union Minière du Haut Katanga: 북카탕가의 광산조합. 참고: 카탕가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남부지역) 라는 이름이었고, 당시까지 UMHK는 아프리카 식민지 시대의 천연자원과 채광 노동력 착취 기업 이미지가 강하여, 일종의 기업 이미지 세탁을 위해 현재의 Umicore로 사명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앞 2자 UM은 Union Minière, 즉 "광산조합" 에서 따왔다고 함).
익히 알려졌다시피 "벨기에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 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한국 국토면적의 23배 크기) 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식민지로 지배한 나라이다. Umicore는 현재도 콩고민주공화국의 천연자원 (예: 구리, 니켈, 주석, 백금, 은, 아연, 코발트, 우라늄 등) 을 헐값으로 사들여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로 가공하여 돈을 벌고 있는 회사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따라서 동일 소재를 생산하는 한국 업체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Umicore 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 UMHK 기록 필름 동영상 (한국 상황에 비유하면, 일제 식민지 시대 한국에 있던 일본 회사의 기록필름. 내용은 대략 원시인들을 문명화 했다는) : https://youtu.be/9z4GtyCvlCg
Umicore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거의 모든 소재 (구리, 코발트, 리튬, 니켈 기반 소재 등)를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나 선박에서 배출되는 매연 저감장치에 들어가 있는 촉매제뿐만 아니라 태양광이나 반도체 웨이퍼 등에 사용되는 특수 소재까지 생산하고 있는 거대기업으로, 한국에도 1999년에 벨기에 본사 100% 지분 투자를 통해 충남 천안시에 ‘한국 유미코아’를 설립하였다 (현재 한국 직원수 950명). Umicore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보다 더 이른 시기에 중국과 일본, 대만, 태국에 생산공장과 현지 마케팅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주로 차량이나 선박의 매연 저감장치에 들어가는 촉매제 사업이 주류로 보이고, 대만에서는 반도체 특수 소재 사업을 하고 있다.
※ Umicore 기업소개 동영상 (한국어 자막 지원) : youtu.be/vgZX9qdKeiI
※ 2022년 5월 4일, Umicore 를 한국 LG화학이 인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발표됐다. LG화학이 그만큼의 자금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만일 이루어진다면 LG화학뿐만 아니라 한국 입장에서도 대박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다만, 이명박 정권 시절에 적극 추진했던 자원확보 외교가 그 후에 두고두고 정치적으로 욕을 먹었던 전례가 있어, 자금력이 있다고 무조건 추진하기에도 리스크가 클 수 있다. 다만, 일본의 대형 무역상사 (한국의 삼성물산 같은 회사. 예: 미쓰비시 상사, 미쓰이 물산, 스미토모 상사 등) 들이 최근 몇년간 원자재 수입만이 아닌 자원 생산업체를 마구 사들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조금이라도 상황이 좋을 때 투자할만한 대상임에는 확실한 것 같다. (출처: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2-05-04/lg-chem-said-to-study-battery-material-targets-including-umic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