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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에너지로 인정 받기 시작한, SMR (소형 모듈형 원자로) 본문

에너지(Energy)

청정 에너지로 인정 받기 시작한, SMR (소형 모듈형 원자로)

roap 2021. 10. 17. 23:30

얼마전까지만 해도 다시는 예전 같이 높은 가격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던 기존의 에너지 발전용 원자재 (석탄, 천연가스, 석유 등)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한동안 천덕꾸러기였던, 원자력 발전과 이 기술의 안전성을 크게 높인, 소형 모듈형 원자력 발전 기술, SMR (small modular reactor) 이다.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루어졌고, 한때는 기존 탄소 에너지 발전만큼 원가 경쟁력이 생겼다고 홍보하기도 했지만, 최근 세계적인 전력난을 통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뭐든 마찬가지지만, 국가적 미래를 계획하는데 근거 없는 데이터로 대중을 선동하고, 종교처럼 한 방향으로 올인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금 전 세계가 몸소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항상 그럴듯한 거짓말로 세상을 망치는 사람은 이상주의자들이었다.

소형이면 얼마나 작은 건가?

그런데 SMR 의 첫 번째 장점 중 하나인, Small (소형) 은 얼마나 작은 것을 의미할까? IAEA (국제 원자력 기구) 기준에 따르면, 원자로의 출력을 기준으로 구분을 하는 것 같다. 즉, 출력이 300 MWe 이하급을 소형, 700 MWe 이하급을 중형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따르면, 300 MWe 혹은 700 MWe 이하의 출력을 가진 모듈형 원자로를 SMR 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IAEA 기준과는 별도로 최근 추세는 트럭이나 기차 등으로 운반할 수 있는 크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물론 무게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튼 기존 원전시설은 새로 만드는데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되고, 한번 만들면 지역을 옮기거나 할 수 없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대부분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건설된다. 하지만, SMR 은 언제든 운반하여 설치할 수 있고, 내륙이나 지하에도 설치가 가능하고, 새로운 모듈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즉, 조금 큰 우라늄 배터리 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됐다.

※ 참고로 원자력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등에 사용되는 군사용 원자로의 출력은 대부분 50 MWe 이하이며, 일반 원자력 발전소는 1 기당 1000 MWe 이상의 출력.

 

얼마나 안전한가?

기본적으로 핵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은 없을 수가 없겠지만, SMR 기술개발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원전 관련 안전사고는 원자로 자체보다 원자로와 연결된 복잡한 배관과 각종 부가장치와의 연결부에서 발생하는데, SMR 은 이러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모두 하나의 밀폐 모듈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기존 원전 대비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 원자로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펌프를 돌려 외부에서 냉각수를 공급하여 그때그때 충분히 원자로의 온도를 내려주지 않으면, 우라늄 연료봉이 녹아 내리는 재앙적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런 원전만의 특징 때문에 핵발전소가 모두 바닷가에 있음), SMR 은 크기가 작아서, 원자로 자체를 냉각수에 담그어 사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손 쉽게 피동형 안전 시스템 (PSS: Passive Safety System) 기술을 적용 할 수 있어서, 외부에서 전원공급이나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원자로를 냉각하여 완전한 안전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정량적으로 기존 원전기술 대비 얼마나 더 안전한지는 검증된 바가 없다.

※ 원전용 PSS (Passive Safety System) 는 원전시설에 모든 장치가 정지한 상태에서도 원전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기술을 말한다. 이해를 위해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만일 원전시설이 비정상적인 이유로 정지하는 경우, 전기가 없어도 작동할 수 있는 기계적인 장치로 감속제를 핵연료봉 안으로 떨어뜨려서 1차적으로 원자로 내부 온도를 낮춰주고, 정상동작시 잘 사용하던 냉각펌프가 멈추면, 전기가 없어도 작동할 수 있는 밸브로 냉각수 경로를 변경하여, 온도차에 의한 자연적인 대류현상 (뜨거운 물이 위로 올라가고, 차가워지면 아래로 내려오는 현상) 을 활용한 비상냉각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송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 할 수 있다는 점

SMR 의 여러가지 장점 중 거의 언급되지 않는 숨겨진 장점이 있는데, 바로 기존의 중저압용 송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어진 전기를 각 가정까지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발전소가 새로 만들어지면, 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고압의 전기를 여기저기로 보내기 위해, 고압 송전 시설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소위 Power Grid 라는 것), 이것은 마치 큰 차가 지나갈 수 있는 큰 도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SMR 은 상대적으로 대형 원전에 비해 출력이 작기 때문에 새로운 고압 송전 시설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기존의 송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여 생산된 전기를 여기저기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한국의 SMR 을 도입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대형 원전 건설 계획을 세웠다가, 광활한 사막과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중소형 도시를 위한 송전 인프라 구축에 너무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SMR 방식의 원전으로 결정을 하였다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검증된 기술

SMR 기술은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일부에서 뭔가 새로운 원전 기술이라고 선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미 70~80년 전부터 군용 선박이나 잠수함에 탑재할 목적으로 개발되어 실제 적용에 성공한, 검증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즉, 군사용 원자로 기술이 민수용으로 변형된 것이 SMR 이며, 민수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적당한 크기로 줄이고, 안전 확보 기술이 강화된 것뿐이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엔진 관련 자료를 보면, 이미 1939년부터 선박용 SMR 이 개발되어 사용되었고,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기술 완성도가 급격히 올라가 성능과 안전성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아래 그림의 SMR 은 미국 Babcock & Wilcox사가 이미 1961년과 1963년에 선박용으로 만든 SMR 이다.

미국 Babcock and Wilcox 사의 선박용 소형 원자로, CNSG1 (1961년), CNSG2 (1963년) 도면

※ Babcock & Wilcox 사는 1867년 미국에 설립된 에너지 엔지니어링 회사로 현재까지 남아 있음. 1953년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Nautilus (노틸러스), 1961년 미국 최초의 원자력 추진 선박 NS Savannah (사반나) 의 소형 원자로를 설계하고 제작한 것으로 유명. 미국 증시 상장기업 (ticker: BW) 이지만, 현재 Babcock & Wilcox 사는 더 이상 원전 사업은 하지 않으며, 2015년 BWX Technologies (ticker: BWXT) 로 분사하여 원전사업을 따로 하고 있다. 미국 SMR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BW 가 아닌 BWXT 에 투자해야하니 착오없기 바란다.

SMR 이 이미 검증된 기술임에도 정치적 이유로 보급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유는 아직 IAEA(국제 원자력기구)에서 SMR 의 안전기준이나 인증기준 등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IAEA는 쉽게 군사용으로 개조가 가능한 SMR 기술의 전 세계 확산에 기본적으로는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원전기술의 기득권에 속해 있는 국가들 간의 견제도 심한 편이다.

한국도 이미 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라는 이름으로 SMR 을 개발하였다. 1997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15년에 시험용이 완성되었고, 2015년 3월에는 2개의 SMART 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되어 홍해에 접해 있는 서부 해안 공업도시, Yanbu 에 시험설비가 만들어졌고 현재까지 시험 운영 중이며 인허가 심사 중 이라고 한다. 하지만,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전 세계적인 원전기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이 한국의 원전분야에도 악영향을 주어, 지난 10여년 동안 더 이상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한국이 개발한 SMR 은 러시아의 OKBM Afrikantov 가 1970년대 설계하고, NMZ 가 제작한 핵잠수함용 원자로, KLT-40S (70 MWe 급) 기술을 참고했다고 알려져 있다.

※ 학계에 알려진 바로는 한국이 개발한 SMR, SMART 의 기술 소유권 약 23%를 사우디아라비아가 사갔다고 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SMART 를 한국과 공동 개발한 자국의 SMR 기술로 홍보하고 있다. 아마도 SMART 의 빠른 기술 확산을 통한 시장선점을 노린 전략적인 판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개발한 SMR, SMART 개념도

 

※ 한국의 SMR, SMART 설명 동영상 (한국어) : https://youtu.be/Mg2rXtPX03w

 

 

 

SMR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러시아

과학기술 분야에서 실제보다 대체로 저평가 되어 있는 러시아는 SMR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 분야에서 현 시점 가장 앞서 있다고 추정된다.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Nizhny Novgorod 에 본사가 있는 OKBM Afrikantov 는 1972년 군사용으로 개발한 SMR, KLT-40 의 기술을 개량하여, 2016년 기존 KLT-40S (KLT-40의 개량형) 의 원자로 무게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흔들림이 심한 선박에서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킨, RITM-200 을 민수용으로 개발하였다. RITM-200 은 폭 3.3m, 높이 7.3m, 무게 147.5 ton 이며, 출력은 175 MWe. 미국 NuScale Power사의 SMR 보다 출력은 2.3배 좋고, 무게는 4분의 1 이상 가볍고, 크기도 절반 정도이며, 거기다 이미 제작되어 현장 검증까지 완료된 상태이다.

러시아 SMR 핵심기술 보유업체, OKBM Afrikantov 로고와 본사 모습

 

러시아 OKBM Afrikantov의 SMR, RITM-200 개념도
러시아 OKBM Afrikantov의 SMR,RITM-200 실물 모습 (2018년 9월)

국제 핵확산 방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저농축 우라늄 (농축도 14.1%) 을 연료로 사용한다.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 Rosatom 은 2020년 11월, 러시아 북부 추운 지역 (러시아 연방 사하공화국)에 지역주민들의 생활 전기 공급용으로 RITM-200 2대를 설치하여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Rosatom 에 따르면, 기존의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의 절반 비용으로 전기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 러시아 Rosatom 해상 부유형 핵발전소의 RITM-200 소개 동영상 : https://youtu.be/eYjMdXitHfA

2022년 1월, RosAtom 에서 공개한 SMR 모델, RITM 모델별 발전용량 및 기술사양 (대략 RITM 우측에 붙는 숫자가 발전용량 MWe 를 의미)

※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 사업체, RosAtom 사에서 2022년 1월, SMR Day in Dubai/UAE 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RITM-200 와 같이 SMR 모델명 우측에 기입된 숫자는 대략적인 발전용량 MWe 를 의미하고, 숫자 뒤에 붙은 N 은 육상용 (특히 내륙), M 은 해상용 의미하는 것 같다. 마지막에 알파벳이 없는 모델은 해당 표준모델을 의미한다.

※ SMR 개발 능력을 가진 나라는 러시아(Rosatom), 미국(GE-Hitachi), 중국(Huaneng), 프랑스(CEA), 일본(Toshiba), 캐나다(GFP), 한국(KAERI) 등으로 많지만, 안전에 대한 규제 등으로 실제 SMR 이 사용되고 있는 나라는 공산국가인 러시아와 중국뿐이다. 다만 인도에서 1980년대에 개발한 220 MWe 급 소형 원자로 (PHWR-220) 가 있는데, 인도의 약 14개 지역에 적용하여 소형 원전 시설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SMR 이라고 하기에는 모듈 내에 모두 통합된 형태는 아니라서, SMR 이 아닌 그냥 소형 원자로로 분류하는 것 같다. PHWR-220 을 개발한 인도의 원자력 연구센터, BARC 의 문서에서도 SMR 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차곡차곡 SMR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

중국은 기본적으로 오래된 석탄 발전소를 모두 SMR 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중국 전체 면적 중 그리 넓지 않은 해안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륙지역에는 기존 대형 원전을 지을 수가 없어서 중소형 화력발전소만 잔뜩 만들어 놓은 상태라, 만성적인 공기오염 뿐만 아니라 연료용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불안정한 전력공급 문제가 있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점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SMR 을 추진 중인 것으로 예상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6년 4월 IAEA 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 승인 (GRSR: Generic Reactor Safety Review) 을 받은 상용 SMR 은, 중국 CNNC(중국 원자력 공사) 에서 개발한 ACP100 (일명 Linglong One) 이다. ACP100 은 발전용량 126.5 MWe 급이라고 하며, 이미 중국의 하와이라는 하이난 섬에 있는 Changjiang 원전에 시험 적용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 남중국해 분쟁지역 (베트남, 필리핀 인근 해상 지역) 인근에 여러 대의 ACP100 을 적용한 원자력 발전소를 2025년까지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출처: 2021년 7월 13일, China launches first commercial onshore small reactor project). 현재도 추진 중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2015년 10월에는 영국의 해양 구조물 품질인증 전문 업체, Lloyd's Register 와 기술협력 계약을 하고 중국의 ACP100 을 개조한 ACP100S 를 적용하여 해상 부유식 원전 시설도 구축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중국은 ACP100 이외에도 DHR-400 (일명 Yanlong, 400 MWe 급), HTR-PM (4세대 원전기술 적용, 210 MWe 급) 등의 SMR 이 개발되어 시험운전 단계에 있다.

※ 한국 언론이나 원전 관련 세미나 등에서 가끔 세계 최초의 SMR 은 한국이 개발했다고 언급되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가 해외 자료를 여러가지 읽어봐도 어디에도 한국의 SMR 이 세계 최초라는 내용은 없으며, 오히려 IAEA 공개 자료에는 세계 최초의 안전승인 SMR 은 중국의 ACP100 인 것으로 나와있다.

중국 SMR, ACP100 개념도 및 기술사양

※ 중국 SMR 현황 동영상 : https://youtu.be/qD1P7UWWk4s

 

바쁠 것 없는 미국

미국은 자국 내 풍부한 석유자원 때문인지,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수용 원전기술 관련한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고, 공산국가와는 달리, 주로 민간기업 주도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운용 중인 원전시설의 수명이 2030년 즈음으로 다가오면서, 신형 원전기술 (AR: Advanced Reactor)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중에 하나가 SMR 일 뿐이다.


투자자들이 줄 서 있는 SMR 개발 기업, 미국 NuScale Power

미국도 여러 가지 SMR 이 개발 중이지만, 미국 최초로 SMR 표준설계 인증을 받은 NuScale Power사의 SMR, NuScale (뉴스케일) 이 가장 많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NuScale Power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SMR 설계 원천기술은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 (Oregon State University) 에서 2007년 기술이전 받았으며, SMR 개발을 위한 테스트 시설도 오레곤 주립대학 내에 있는 NIST (미국 국립 표준기술원) 시설을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NuScale 은 한국의 두산중공업이 2019년부터 2021년에 걸쳐 자금 투자 (총 1230억원) 및 주기기 공급사로 기술협력을 하고 있고, 그 뒤로 GS에너지 (2021년 7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2021년 7월), 일본의 공장 건설 기업 JGC (2021년 4월, 약 450억원), 일본의 원전용 장비업체 IHI (두산중공업과 비슷한 업체, 2021년 5월) 도 자금 투자를 하였다.

NuScale 의 발전 용량은 77 MWe 급이며, 2030년까지 미국 북부 내륙지역 (아이다호) 에 총 12대를 설치하여 전력을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한다고 한다. 실제 설치는 지하에 물탱크를 매립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SMR 을 물에 담그어 사용하는 방식이며, 폭이 2.7m, 높이가 약 20m 인 원통형 구조에 무게는 약 500 ~ 700톤으로 추정된다. 다른 SMR 과 동일하게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한다고 하며, 아직도 연구개발 단계이다. 기술 사양서 상으로는 2018년 개발 완료 된 러시아의 RITM-200 보다 무게는 4~5배 무겁고, 크기도 2배 이상 크지만, 발전 출력은 절반도 안된다.

미국 NuScale Power사의 SMR, NuScale 개념도

※ NuScale SMR 동작설명 동영상 : https://youtu.be/CH7qKMyrOPo

 

※ 2021년 12월 14일, 미국 NuScale Power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에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를 통한 주식상장 (Ticker: "SMR")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대주주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가 있는 여러 석유, 가스 등의 에너지 분야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 Flour corp. (ticker: FLR) 이며, 국내 언론에서는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 (구 두산중공업) 이 관련 최대 수혜기업인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정작 NuScale Power 홈페이지에 언급되어 있는 한국 투자사는 삼성물산 (Samsung C&T Corp.) 과 DS자산운용 (DS Private Equity) 뿐이다. 참고로 "DS자산운용"은 마켓컬리와 같은 비상장 대형 업체 (일명 유니콘 업체) 에 투자하여 지분을 확보한 후, 미국 NASDAQ에 상장을 공동 추진하는 등의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한국 금융업체이다.

※ 업계 정보에 따르면,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 (구 두산중공업) 이나 포스코건설이 한 때 한국 정부와 한수원에, SMR 기술을 활용한 원전사업 신청을 했으나, 모두 거절 당했다고 한다. 결국 한국의 원전 기술 보유 기업은 한국 내에는 원전 시설을 만들 수 없고, 수출만 가능하다. 한국 업체들이 모두 미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참고로 미국, 러시아, 중국은 SMR 기술개발을 자국 사용 목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SMR 기술을 중동이나 개발도상국에 수출할 목적으로 개발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영국 정도로 보인다.

※ 두산에너빌리티 (구 두산중공업) 가 한다는 SMR 관련 사업은 주기기 (reactor vessel) 제작과 공급이라는데,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는 러시아의 AtomEnergomash 의 원자로 주기기 제작 동영상이 있어서 공유한다. 비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배 만드는 거랑 비슷해 보인다.

러시아 AtomEnergomash 의 원자로 주기기 제작 동영상 : https://youtu.be/91yVhrSZ5jQ 

 

 

SMR 에 대한 비관적 견해들

이제까지 주로 SMR 의 긍정적 측면과 큰 나라들의 상황을 살펴보았지만, SMR 기술에 대해 부정적 의견들도 상당히 많다.

1) 사업성이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SMR 이 과연 사업성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생각보다 많이 팔릴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인데, 사실 지금도 발전소용 장비를 만드는 민간기업은 불과 몇 개의 기술 선점 기업이 전 세계를 독과점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발전용 터빈 같은 기술이 그렇다. 가격과 안전성에 경쟁력이 있는 소수의 SMR 제작 업체만이 사업 타당성이 나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2) 더 복잡해지는 보안 / 안전 문제

소형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됐든 핵연료를 사용하는 방사능 피폭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시설이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국가시설로 지정된 경우에는 세금을 투자해서 보안요원을 배치하거나 군인이 투입될 수도 있겠지만, 민간 주도로 공급되는 기술인 경우 과연 불온한 침입자나 테러 활동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안이 지켜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더구나 대형 원자로는 몇 개 안되는 시설을 잘 관리하면 안전사고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여기저기 설치된 여러개의 소형 원전을 과연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3) 미흡한 표준/인증/법규

현재 모든 핵연료를 사용하는 기술은 IAEA 의 통제를 받아야 하지만, 아직 관련 표준이나 인증기준, 관련 규제나 법제가 정립되어있지 않다. SMR 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서인지, 관련한 국제기관들의 진행 상황이 너무 느리다.

4) 늘어나는 핵폐기물과 처리문제

대형 원전시설은 대부분, 발전소 내에 자체적인 임시 핵폐기물 보관시설을 가지고 있다. 장기 보관시설로 보내기 전까지 여러가지 인허가 조치를 하고, 안전한 운송방법 등을 확보한 후,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한 방폐장(방사능 폐기물 장기 보관시설) 등으로 옮겨서 처리를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SMR 로부터 나오는 핵폐기물은 과연 어떻게 안전하게 처리가 가능할까? 사실 핵폐기물도 오염 독성에 따라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누어지고, 저위험 폐기물인 경우 제염기술을 통해 현장에서 처리되기도 하지만, 중위험부터는 반드시 방사선 밀폐를 통한 안전확보와 장기간 보관이 필요한데, 과연 민간 사업자만으로 사고없이 안전하게 관리가 가능할까? 안그래도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으로 산업재해가 많은 국가에서?

※ 한수원의 SMR 포럼 발표 동영상 (2021년 4월) : https://youtu.be/IgG0vD3o9DI?t=173

 

정치적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원전기술, SMR

원전 하나가 가진 군사적, 경제적 영향이 너무 크다보니, 특정 정치세력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에 따라 너무 큰 타격을 받는 과학기술 중 하나가 원전기술이다. 따라서 정치적 외력을 줄이면서, 기술력과 경제성의 논리로 의사결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민간 주도의 SMR 은 가치가 있어 보인다. 원자력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기술개발과 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SMR 이 아닐까 생각된다.

※ 경주시 동해안 지역에 설립되는 SMR 개발 연구기관 설립 관련 동영상 (2021년 7월) : https://youtu.be/4y8Shfptw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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